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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술하는 오아시스♥
Our.Hour/Our.Book

엄마 나는 걸을게요

by Our Art Space 2020. 12. 13.

우리는 보통 만나는 사람들에게 다시 볼 것을 기약하고 헤어진다.

다시 볼 수 없을거라 생각지 않았는데 다시 마주할 수 없다면

그리고 그 사람이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또 ‘엄마’라면 어떨까?

 

이 책은 상실의 아픔으로 힘들어 하는 자들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어줄 책으로,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으며 너무나 사랑했던 엄마를 떠나 보내는 과정을 담은 책이다. 때마침 어젯밤 직장 동료(오**대리) 아버지의 갑작스런 부고 소식도 있어 무거운 마음으로 책을 읽어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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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힘든 시간을 보냈을 때 나는 종종 호흡이 가빠오곤 했다. 주로 폐쇄된 좁은 공간에 머물러 있거나 긴장감이 흐르는 회의시간, 낯선이들과의 첫 모임을 앞두고 호흡곤란이 더해졌는데 이런 증상은 강아지와 함께 집 근처 공원을 걸으면 증상이 호전되었고, 매주 월요일 주간업무회의가 있어 본부에 갈 때 마을버스를 이용할 정도의 거리를 아무리 춥거나 비가와도 되도록 걸으며 호흡을 가다듬어왔다. 가끔 일어나지도 않은 상황에 지레 겁을 먹고 공포를 느끼기도 했으니, (순례길과 비교할 수 없지만)그럴 때마다 걸으며 나를 다잡았고 이제는 나름 걷는 즐거움을 발견하게 돼 틈나는대로 산책을 즐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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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순례길이 원래 파울로코엘료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에게 깨달음을 주는 여정이기도 하지만 글쓴이도 걸으며 많은 회복이 있었던 것같다. 만났던 사람을 통해, 일상의 보편적인 현상들도 감사하게 된다던가. 특히 신이 존재한다면 증표로 무지개를 보여달라 기도했던 저자가 산티아고 입성할 때 두 번이나 보았던 선명한 무지개와 같은, 그 약속의 무지개가 내게도 드리워지길 바랐다

난 P.117의 ‘엄마와 딸이라는 관계에 대해’ 많이 공감했다. 조금 고단했던 지난 2주간을 이겨낼 비타민과 같은 p.144의 글도 또 앞으로 살아갈 날들에 대한 다짐을 하게 된 p.210의 한국인 셰프의 말도 진하고 굵게 밑줄 긋고 싶은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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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서 느껴지는 작가의 마음 만큼이나 예쁜 순례길의 풍경 사진들도 시각적 즐거움을 준다. 마지막 장에 등장하는 엄마의 너무 고왔던 사진은 내 엄마가 아님에도 울컥하게 했다. 그래서 지금 사랑하는 엄마가 곁에 있음에 깊이 감사했다(마음만큼 엄마에게 친절하진 못하지만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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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글쓴이가 상실의 아픔을 지혜롭게 이겨내고 ‘건강하고 자유롭게 사는 것의 가치’를 발견했으니 크게 안도하며 흐뭇한 표정으로 책을 덮는다. 제주도에 가면 그 곳에 터를 잡고 살고 있는 #곽현작가 를 만나고 싶다(#만나주세요) 만나게 되면 “부엔 카미노!(Buen Camino!)”하고 인사해야지. 산티아고가 아니더라도 우리가 살아가는 이 곳이 순례길일 테니까! 그리고 마지막으로 엄마에게 하고픈 말 #妈妈我爱你 ❤️

P.154오타발견은 아쉬운 점(직업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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