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에서 서양화를 전공했으나 예술적 광기가 없었던 나는 교육대학원에 진학해 미술교육 석사과정을 전공했다. 대학원 재학중 중계동에 위치한 상명초등학교에서 특기적성반 선생으로 일했는데 떠올려보면 그때 2006년, 처음 장애인 창작자를 만났다는 사실을 근래에 알게되었다.
수민이, 김수민.
어렵게 기억의 조각들을 가지고 퍼즐을 맞추며 자료를 찾았다.
(좌)교복을 입은 학생시절 수민이의 초상화
...
어떤 학습을 하지 않고도 밑그림 없이 즉흥적으로 선을 그어나가는 수민이의 모습이 미술전공자인 내 눈에는 신기해 보였다. 그런 수민이의 모습을 같은 구도의 여러 장의 사진으로 기록해 놓은 것을 보니 정확하게 대상을 포착-인식-표현하는 능력을 지닌 수민이가 내 눈엔 신기하면서도 예뻐보였던 것 같다. 이것이 장애인 창작자와의 첫 만남이다.
수민이와의 첫 만남에 대한 기억은 무척 선명하게 남아있지만 ‘장애인과 만났다’고 전혀 인식하지 못했을 정도로 자연스러웠다. 너무 자연스러웠기에 오랫동안 그 기억마저도 잊고 살았던 나는 아직도 수민이를 비장애인 학생들 틈에서 반짝반짝 빛나는 학생으로 기억한다.
어쩌면 거기서부터 다시 시작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오아시스의 문을 열게 된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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